2011년 10월 02일
50/50

때때로 레딧에 새파랗게 젊은 (때론 열댓살밖에 안된) 암환자들의 AMA 스레드가 올라온다. 어떤 사람은 세상을 뜨기 하루였던가 이틀전에 AMA 스레드를 올렸었다. 스레드의 답변이 멈춘 다음날 한 레디터가 그를 위해 풍선 송별회를 했고, 그걸 담은 영상을 유투브에 올렸었다. 그게 작년이었나 올해초였나..... 다행히 내 주변에는 없어서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암이 특별히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는 건 알겠다. 50/50의 아담은 그렇게 운나쁘게도 암선고를 받은 수많은 젊은이들중 하나고, 이 영화는 암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
근데 아담이 정말, 지극히 평범한 젊은이기 때문에, 그래서 처음에 의사가 아담한테 당신은 어쩌구저쩌구라는 암에 걸렸음이라고 담담하고 건조하게 설명할때부터 반쯤은 아담에게 동화되게 된다. 저건 충분히 나일수도 있고 내 친구일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암은 그 자체로 뭔가의 캐릭터인거 같다. 암환자라고 말한순간부터 아담의 모든게 그 중심으로 돌아간다. 여친, 베프, 부모님과의 관계변화와 새로운 관계의 시작까지.
조고레의 팬이 아니라도 한번은 볼만한 영화고, 나도 친구도 별 기대 안하고 갔는데 정말 기분좋게 웃을 수 있었다.
....헌데 이거 장르자체가 코미디에다 암투병이란 대왕 클리셰 소재를 유쾌한 터치로 그린....뭐 그런 소개도 붙지만, 그런거 다 차지하고라도 이게 구질구질하고 울적한 전개가 되지 않은 건 팔할이상이 세스로건(과 그의 역할)의 공헌이다. 세스 로건의 섹드립, 대마초드립, 그 외 이런저런 촐싹맞은 연기가 그야말로 일품. 어느정도냐면 이건 조고레의 영화라기보다 세스 로건이 더 빛나는 작품이다 싶을 정도로, 세스 로건의 카일이 아니었다면 아담의 암투병은 햇병아리 테라피스트가 아무리 진심어린 케어와 위로를 해준다해도 그보다 훨씬 더 암울해졌을거다.
그 외에 좋았던 것들:
조셉의 보조개 폭풍발싸, 소파에 웅크리고 누운 조셉의 가련한 모습...ㅋㅋㅋ (그리고 거기서 필연적으로 떠오르는 망상; 아서가 아파서 요로케 누워있으면 임스가 달링 ;ㅅ; 하고 다가와서 이마에 손 얹어줄거 같고ㅠㅠㅠㅠㅠ), 트레일러에서 봤던거보다 더 못생긴 조셉의 두상ㅡ진짜 이상하게 생김..각지고 납작통수+나도 두상이 이쁜편은 아니라 동질감...ㅠㅠ, 조셉의 nervous breakdown 연기ㅡ드라마틱하게 과장된 절망이 아닌, 그저 평범한 젊은이의 어쩔수없는 답답한 심정이 절절하게 와닿는 절규, 그리고 안나 켄드릭과 조고레의 조합이 귀여웠다ㅡ특히 초보 테라피스트의 환자 상담, 그 참을 수 없는 awkwardness...
아쉬웠던 건 영화의 엔딩. 50/50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엔딩은 아담의 수술결과를 알수없는 상태에서 열린결말로 끝냈으면 더 좋았을텐데. 50%의 찬스를 가진 수많은 암환자들 중에서 누군가는 결국 죽고, 또 누군가는 결국 회복해내고.... 그런거아닌가.
***원래 주인공 캐스트가 제임스 맥어보이였다고 하는데 조셉으로 바뀌어서 정말 다행이다. 난 맥어보이의 페이스가 부담스럽다. 너무 억울하게 생겨서....뭐가 그렇게 억울하냐고 묻고싶을 정도로 억울한 얼굴이, 클로즈업할수록 더더더 부담스러움... 정말 불쌍하고 억울하게 생겼잖아. 그러니까 좀 쩌는 악역같은거 해줬음 좋겠다. 잘어울릴텐데. 앞에서 착한척 하면서 뒤에서 배신하고 등쳐먹는 사이코패스로 나왔음 좋겠다.
# by | 2011/10/02 11:58 | etc | 트랙백 | 덧글(0)





